마갓차 영상회 다녀왔다! 끄으으우ㅜㅜㅜ 요즘 종인이를 덜 봐서 그런가 몸도 아프구 마음도 약해져 있었는데(ㅋㅋㅋㅋㅋㅋ) 종인이를 보니까 다 나았네. 거의.
영상회는 언제나 그렇듯 곰인이 총집합이었다. 난 집에서 급히 나오느라 초코빵떡을 버려두고 나왔는데, 다른 곰인이들은 도도하게 콜라컵꽂이에 쏙쏙 꽂혀가지구
주인님의 예쁨을 한 몸에 받았다. 초코빵떡...... 흑. 난 다른 곰인이들을 홀깃홀깃 훔쳐봤는데, 다들 초코빵떡과 다르게 생겼어. 어떤 친구는 몸이 똥똥한게 귀엽고,
어떤 친구는 다리가 되게 짧아 씹떠기였다. 공정과정이나 재봉의 문제겠지만, 다 다르게 귀여워서 보는 맛이 있었다.
이번 영상회에서 인상 깊었던 영상은 언제나 내 맘 흔들어 놓는 19살 종인이와 얼마 전 빗속에서 '사랑해' 외친 날의 무대였어.
동대문 지니 때 보물아가는 앞머리가 땀에 푹 젖어 갈라지고, 항상 비슷한 부근에 올라오는 뾰루지 자국이 희미하게 보였지. 마마히스토리 연결해서 추고 방금 앉은 터라,
숨 몰아 쉬느라, 팬들 춤추는 거 구경하느라, 웃느라, 땀 닦느라, 이마에 들러붙는 머리칼 신경쓰느라 산만하게 움직였어. 부산한 손짓과 어린애 같은 눈빛을 보고 있자니
입으로는 와 우리 종인이 어렸어, 저때 정말 어렸다 하면서 마음에는 뜨거운 온도와 습기가 들어차 한껏 부풀어 올랐다. 나쁜 그런 거는 아니고, 어린 게 좋은 거는 아니고,
왜 그런 거 있잖아. 잘 키운 초목의 새싹 시절 연두색을 특별하게 간직하는 그런 되게 순수한 거. 어리고 뜨겁고 습한 종인이가 잠깐 고개를 숙여가지구 그 시절 가슴께 깊숙히 패인
마마의상이 헐렁하게 내려갔어. 종인이 배꼽까지 보일랑말랑하자 도대체 왜인지 정말정말 모르겠는데 극장 안 모든 팬여러분이 우어어어어 소리를 내며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
나쁜 그런 거 아니고, 어린데 섹시해서 그런 건 아니겠지! 팬여러분들 입덕 시기는 다 달라도, 종인이의 19살 머릿결과 부산스러움과 어리둥절함과 땀이 배어 반짝거리던 팔뚝과
박수를 유도하는 기타등등은 거기 있는 모두에게 특별해.
그리고 그 빗속에서 사랑을 외친 날, 몸은 안무 동작을 따라 샥샥 움직이면서 빠진 인이어 때문에 정신 팔린 표정이 귀여웠다. 인이어 빠져서 덜렁거리고 비는 막 쏟아 내리고
음악은 흘러나오고 커다란 함성과 빛! 어쩌면 종인이는 엉망진창인 걸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어. 나쁜 의미의 엉망진창이 아니라, 모든 게 흔들리고 삐걱거리는데
그 균열을 비집고 나오는 모종의 락큰롤, 엉망진창이 펑키해지며 생의 희열이 그 얼굴에 가득 차는 거! 이윽고 내 물꼬기가 된 종인이는 사랑이 충만해져 꼬리짓마다 지느러미가
빤짝빤짝거린다. 열아홉살 때부터 줄곧 촉촉한 채 반짝거리는 팔뚝이 예뿌고, 분홍색깔 바지는 비와 땀에 젖어서 진분홍색깔이 되고, 웃는 게 청순해 다 해먹었어.
사랑한다고 여러번 말할만도 해. 말하지 않음 터질 것 같았겠지? 마이크가 꺼졌는데 내 물꼬기는 물속에서 사랑해 사랑해 나는 물밖에서 꼬리짓에 반짝거리는 비늘만 봐도 다 알아.
종인이는 참 그렇다니까. 채팅에서 책 추천해달라니까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보랬나 그랬는데, 그럼 종인이를 보면 되겠네. 책 왜 봐? 혼자 종인이 어쩌거저쩌거 블로그에 적다 보면
어느 사이에 이건 현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짜도 아닌 틈의 세계에 도달하거든. 내가 거짓말쟁이도 아니고 가짜로 말하는 건 아니니, 종인이가 자기 마음 색이랑 똑같은 핑크색 표지의
책이 되어서 내 팔을 쭉 당겨가 틈의 세계로 이끄는 거지. 종인이 이름이 카이인 것처럼, 다른 세계를 열어줘. 것도 매번 다른 세계를 열어준다. 익숙하고도 색다른 세계.
그때마다 다른 기분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놓친 모든 순간이 분하고 아깝고, 내가 보고 있는 순간이 더 뜨겁게 느껴져.
다가올 일들은 두 개의 세계로 나뉘어 하나는 내 팔 잡아댕겨 이끄는 틈 속 상상, 하나는 상상 반대편의 진짜진짜 너.
엘도라도 무대 영상을 보는데, 금색 재킷 입고 출전 직전의 군인처럼 등장할 때 소름이 돋았따 ㅜㅠ 내 히어로처럼 결연한 눈빛, 핑크색도 잘 어울리지만, 황금색과 종인이의
조합은 화려하고 자신감 넘쳐 보인달까? 무대 위 종인이는 대부분 자신감 넘치지만, 황금색의 종인이는 그 자신감으로 어쩐지 나까지 구해줄 것 같다니까 ㅋㅋㅋㅋ 나 좀 구해줘!
사실 종인이는 만날 한 뼘씩 나를 구해주고 있지. 늪에 한 뼘 빠지면 한 뼘 끌어올려주고, 늪에 빠지지 않았을 땐 한 뼘 끌어올려 둥둥 떠있게 해주지.
무튼 그때 탬친구랑 슴선배들이랑 뮤비 찍은 거에서 황금색으로 온통 치장했을 때도 거의 파라오급으로 쎄고 멋져보였다. 엘도라도 종인이는...
에반게리온에 금색과 까만색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기체가 있었음 거기 탔을듯. 메카닉물 로봇 조종석에 타서 끝판엔 반드시 승리하는 카드처럼 생겼어.
투명카드 받은 거 초 예뻐 ㅠㅠㅠㅠㅠ 지짜 예뿌다 지갑에 넣어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