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요를 끝으로 중독 활동이 끝났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활동이라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 것이다.
중독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애쓴 엑소 친구들 고맙다. 많이 아팠고 고생했고 사랑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중독 활동 전 여기에 썼던 내 바람을 보자니 손이 부끄럽다.
잘했다 못했다가 분명한 라*이브 무대를 보고 싶다며 패기 넘치게 손가락 놀렸는데ㅋㅋㅋ 아 가벼운 내 손가락.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립/씽크했다. 나는 엑소 무대를 칼질하고 입맛대로 씹는 게 불편하다.
특별한 주관도 없고, 나에게 내 아이돌의 실력 향상이란 일종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내가 노래를 알아봐야 입시 준비했던 종대 백현이만큼 알까?
춤을 알아봐야 춤이 인생이고 인생이 춤인 카이만큼 알까. 그저 태도와 자세, 의지를 엿보며 팬질에의 영감을 얻는다.
이래서 나는 아이돌의 능력치에 관대하고 무감각하다. 이따금 인상적인 부분을 내 감성으로 치환해 포스팅하는 것이 낙일 뿐.
하지만 이건 심했다. 라2이브, 노래에 관해선 아무런 비유적 표현과 찬양이 성립되질 않는다. 실체가 없어서 준비된 관대함이 길을 잃었다.
활동 기간 중에 단 한 번도 라/이브 하지 않은 타이틀곡은? 중독. 이렇게 기억되어도 어쩌겠어, 믿기지 않지만 진짠데.
(많은 상황들이 불리했다. 불리한 상황들이 엑소의 성대와 폐를 집중 공격했는지는 몰라도, 그걸 팬 아닌 누가 알아줄까?)
엑소팬은 엑소에게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말을 듣고, 항상 열심히 하는 엑소가 되겠다는 다짐을 얻는다. 고마운 일이다.
그 말에 진정성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아예 퍼포먼스와 잘생김과 씹덕을 항상 열심히 한다고 해줬으면 좋겠다.
내 아이돌 라이6브 잘한다고 말하고 다녔던 마마시절 이후로 꽤 오래 퍼포먼스와 잘생김과 씹덕으로 팬질했으니까. 것도 엄청 재밌게.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면 그게 의지의 문제는 아니길 바란다. 나는 정말 오래 오래 기다릴 수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욕심 부리는 것 같지는 않다. 팬질하면서 그나마 깐다고 깐 게 라9이브 좀 하라는 것 밖에 없다.
투어 기간 동안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드콘 3층 제일 꼭대기에서 휭휭 부는 바람 맞으며 술콘을 즐겼는데, 엑소 나오자마자 그 우뢰 같은 함성에
와아아 무슨 신이 노하신줄 알았다. 가장 꼭대기에서 함성의 도착지 엑소의 무대까지 내장 쪼그라드는 함성이 내리꽂혔다.
인기 있는 아이돌 노래를 죄다 떼창하는 분위기였지만, 엑소가 나오자 비명은 비명대로 지르고 떼창은 떼창대로 하고... 엑소는 분명 당대 최고 아이돌이다.
사람들이 엑소가 팬은 많은데~ 라며 교묘히 까내리는 게 분하다. 그 여지를 주지 않는게 엑소의 완성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