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이가 그러던데, 오늘 로즈데이라고.
나는 찬열이를 선물로 받고, 찬열이에게는 장미를 바치고.
쇼챔 사녹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엑소케이를 이렇게나 가까이 만났는데 (네, 밤샘)
돌아오는 길, 나는 잠 못자서 몽롱한 채 한참이나 괴상한 생각을 했다.
멤버들이 아플 때 나는 마음으로 그가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아프면 안 된다. 안 된다.
내 바람이 그에게 닿아 그를 낫게 할 거야, 자신의 순진한 거짓말에 속는 척을 하며!
그것이 어떤 형태로, 어떤 무게로 그 애를 힘들게 할지 모르면서 말이야.
반쯤 졸면서 한 가지를 집요하게 생각해 결국 잊지 않고 가져왔는데,
나는 그에게 아프지 말라 조르지 않고, 도리어 내 마음더러 제발 닥치고 아프지 말라 해야겠다는 것.
내 마음은 아프지 말고, 그가 주는 것을 즐길만치 튼튼해져야 한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려고 거울 보는데 눈빛이 왜 그래 우울하니.
종인이와 찬열이가 수많은 눈 가운데 내 이따위 눈빛과 마주치지 않았길 바라본다.
평소라면 닿고 싶어 환장하는 그들의 시선인데! 오늘은 정말이지 내 눈 속에 든 것이 형편없었다.
그들을 푹푹 찔러댔을 이 못난 우울과 걱정이라니... 제발, 제발 나는, 내 마음이나 아프지 말아야 해.
종인이가 그 춤을 어떻게 췄으며, 열이는 얼마나 외롭게 꾹꾹 참았을까?
나는 어쩜 그런 친구들에게, 그 따위 우울한 눈길을 보낼 수 있다는 거야?
팬들은 아픈 멤버들을 다 읽어버렸다. 떨리는, 무거운 목소리로 아프지마 아프지마
어떤 모양인지, 무게인지 확인되지 않은 아프지마 기백여개가 그들에게 툭툭 떨어졌다.
나는 소름이 돋았다. 그러는 나도 우래기들이 얼마나 자책하고 아플 것인지 걱정스러워 물에 빠진 물고기 눈깔을 하고 봤겠지.
지금 이 순간도 아프지마라, 내 마음아ㅜㅜ 젠장.
잠을 못 자서 그런지, 나는 내 마음 모양이 아주 뾰족하고, 가장 끝에 붉은 독이 발라져 있어
걔네 둘을 아주 아프게 하고 있다는 망상에 시달렸다. 집에 오는 내내.
마지막 인사할 때 백현이가 내일도 꼭 오세요~ 라고 하며 싱그럽게 미소를 지었는데,
그제야, 나는 그 미소따라 웃으며 알았다. 내 표정이 얼마나 굳어 있었는지 ㅠㅠ
춤추는 종인이가 얼마나 환상적으로 노래 속 그를 연기했는가
나는 그걸 더 눈여겨 보고 완전하게 느꼈어야 했는데.
그걸 쌩눈으로 보고 나는 거의 녹은 초처럼 무너졌건만, 그 좋은 걸 얼마쯤 잊고.
고작 생선 눈깔로 아프지마 몇 개를 날리며.
도대체 왜 밤을 새가며 그와 만나길 기대한 것일까.
그렇게 그 애를 더 괴롭히려고?
센치해서 그런지 나는 자꾸 내가 밉다.
사녹 끝나고 랜덤으로 찬열 포스터를 받았는데 ㅋㅋㅋㅋ
버릇처럼 기여미 깜찌기 백현이로 교환하려고 서있다가 '이게 뭐 하는 짓?' 정신이 들며 발걸음을 쭉쭉 옮겼다.
요즘 내가 사탕이 좋아서 사탕 줄줄 물고 다니는데!
내 사탕 열이를 어따 팔아먹을라고 해떠 ㅠㅠㅠ 진짜 나 밉다 밉다!!! 으우ㅜㅜ
난 요즘 찬열이가 좋다. 걔를 꽤나 사랑한다. 나머지 팬심을 걸고 진심으로.
라고 하는 너를! 진짜!
찬열아 열아 사탕아 지금 콘서트 티켓 배송온대! 난 지금 잠이 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지금 자게 된다면 꿈에서 네 민들레씨를 찾아 사방팔방을 돌아다닐 것 같다.
내가 하는 팬질은 정말 수상해... 정말 이상해... 나도 이런 애틋한 팬질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