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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아 그냥 사랑한다 생일 축하해


민석이 생일인데 나는 뿌연볕에 쫌 나다녔다고 감기나 걸리고...

목이 칼칼하지만 민석데이를 맞아 민석이 생각을 여느 날보다 찐하게 해본다.

12명 엑소친구들은 나에게 각자 다른 매력으로 어필이 되는데, 그 가운데 민석이는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도록 생겨 먹었다.

민석이의 얼굴. 그건 뭐 나만 빠진 함정이 아니니까...

인기 많은 귤은 몇 차례에 걸쳐 좀 변했다. 좋고 나쁨으로 나뉘는 변화 말고 그저 자연스럽게 물이 드는 것처럼.

귤철에 사람들 손 끝이 온통 노래졌다. 귤은 한껏, 폭발적으로 사랑받았다.

사랑받게 생긴 탓에 사랑 받는 귤이지만, 민석이는 착한데다 시니컬하달까. 착한데 시니컬한 민석이는 보는 사람 맘을 저리게 한다.

모르긴 몰라도 스스로에게 엄격해서, 제가 가진 것을 짜게 매기고 있지나 않을까 싶다.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것은 좋으나, 아무리 봐도 민석이는 그ㅑ냥 사랑 많이 받아야 한다.

민석이는 그걸 알랑가 모를랑가.


<귤의 차고 단 맛>


귤의 어떤 풍미를 즐기느냐. 그건 귤을 사랑하는 인구만큼이나 다양하다.

내가 무릎 꿇고 민석아아 민석아 울던 그 시절 어느 날이었다.

그땐 민석이가 말하는 방식이며 캐릭터며 도무지 알 방도가 없었다. (마마 활동이 전반적으로 쫌 그랬다ㅋ)

다만 흐이구ㅜㅜ 흐유 ㅠㅠ 내 민석이ㅠㅠ 얼굴만 봐도 좋다며, 먼 발치에서나마 널 꼭 보고야 말 거야.

하릴없는 귤 욕심에 차, 마음을 달달 끓였을 뿐이었다.

진짜로 얼굴만 봐도 좋았다. 민석이는 지짜 예뻤다. 실제로 보면 더 예뻤다.


그러다 12년 11월 크리스의 생일 날, 나는 팬질 인생에 종종 찾아오는 행운을 잡아채 생파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그 날이 민석 팬질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이벤트였다. 심지어 13년 3월 민석 생파보다 더 강렬했다.

민석이가 쇼타임에서 그랬다. 애처롭게 잔뜩 쭈그러들어선 '말을 많이 하고 싶다' '백현이에게 과외라도 받고 싶다'

그 낯설도록 순하고 작아뵈는 민석이를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

귤을 훌륭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환경이 귤에 미치는 영향은?

다시 12년 11월로 가보자. 귤의 MC는 찬열, 백현의 달달한 카페모카에 휘핑크림 많이 많이 거기다 드립 하나 더 얹는 스타일의 진행과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드라이한 멘트에 어딘가 시니컬한 위트, 팥빙수에 대충 깔아논 찹쌀떡마냥 고것 참 찰졌달까.

뭐 어쩌다 한 번, 그 날 하루 민석이 입에 신이 내려 술술 잘 풀렸던 것일 수도 있고~

확실한 건 그 날 이전에 나는 민석이 귀엽꾸 예쁘구 잘생겼꾸 유니크한 얼굴 위주로 좋아하다가

(아아 얼빠 인정. 민석이는 얼굴만으로 너무나너무나 내 취향이었으므로)

뜬금없이 귤의 조금 차다싶은 맛과 사랑에 빠졌다.

추억 떠올리다가 숨이 막힌다. 그 깜칙발칙한 청자켓 청바지와 귀염 통통 튀는 몸, 드라이한 엠씨 스타일에 의외로 달변이었던 귤이라니.

묘하게 약오르던 느낌 ㅜㅜ 으  ㅜ죽을 것 같다ㅜ


<작은 팬>


난 아무것도 아닌 팬이지만... 민석이의 쭈그러드는 태도가 의아했다. (내 궁예적 시각 속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말이야.)

민석이가 민석이랑 영 다른 스타일의 재치를 선망하는 게 이상했다.

그러면서 마음 속으로 추측해 보는 것이다.

민석이는 민석이의 합리적인 성격 때문에 가벼운 에러를 겪는 것 같다고.

사랑받게 생겼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인데, 받은 사랑을 '깜찍하고 귀여운 스타일에 당도 이빠이 높여, 따끈따끈한 태도의' 리액션으로 보답해야 한다

고 생각하는 건 아닐런지. 그런 강박이 있어도 이상하진 않다. 합리적이라 오히려 민석이 답다고 해야하나.


속사정이 어쨌건 나는 귤이 맛있다.

냉장고 과일칸에 가둬버리고만 싶은 귤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운다.

따끈땄끈하고 혀가 끈적끈적해질만치 잔재주를 부려도 귤은 귤이라 좋다.

민석이의 업데이트 되는 귀여움을 즐기면서도~ 아직 과일칸에서 꺼내지 않은,

귤을 고르는 내 손길을 피해, 아주 도도하고 잔망스레 구석에 옹송그려 숨은 귤을 떠올린다.

그 귤 참. 내년에 터질지 내 후년에 터질지 모르는 귤 폭탄이 아닌가.

내 손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신선하다. 미지의 세계다.


다시 아무것도 아닌 팬으로 돌아가서

현재의 민석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본다.

팬의 너무 많고 집요한 욕심을 민석이가 다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내가 차고 단 맛을 좋아한다고 추위도 잘 타는 우리 민석이를 막 그렇게 춥게 만들면 민석이가 얼마나 춥게떠...

난 내가 괜찮은 팬질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

그건 욕심내고 이래라저래라 떼 쓰는 순간이 아니라

아 나는 너무나 작고 미약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영향은 한없이 0에 가깝꾸나. 그러나 네가 나에게 주는 감정의 진폭은

이다지 폭발적이야.

그런 마음가짐일 때다.

왜냐면 그때 이르러 내가 그냥 그냥 그냥 널 참 사랑하고 있단 걸 깨닫기 때문에.

하지만 많은 순간, 욕심 더럽게 부리며 정말 나는 어쩔 수 없는 빠레기란 걸 증명하기도 해.


<민석이의 날>


민석데이다.

오늘은 그래도 민석이 그냥 그냥 사랑하는 것을 자랑삼고 싶은 날이지이.

그런 날 비슷한 게 12일이나 있단 건 엑소팬 특권이지.

민석이를 좋아해서 민석이 낳아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해.

민석데이를 이런 착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손 끝 노래지던 귤 철 가고, 과일가게 귤님들이 비싸지는 소리가 들린다.

찬 귤, 뜨신 귤 가릴 때가 아니에요, 지금.

나는 주홍 귤을 까고 있어도 귤이 좋아서 꽉 쥐어 터트리고만 싶고

귤이 없어서 하얘진 손을 내려다 보면서도 그냥 민석이를 사랑해@!! 민서가!!! 사랑한단다!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