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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었따! 됐어, 수정테이프 찍 발랐으니까 EXO-K라는 그룹의 History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자 먼저 '나는 엑소팬이 아니야.' 라고 한 번 중얼거린다. 모든 기억과 감정을 잃은 사람처럼.

그런 다음에 '엑소가 뭐지?' 라고 자신의 마음에 물어본다. 마음 속 다른 인격의 목소리로 '몰라.' 라고 딱 잘라 대답한다.

이 때부터 멍한 기분에 도취되도록 한다. 회색 커튼을 친다. 커튼의 불투명함에 의식을 집중한다.

생각을 멈춘다. 물론 생각을 올스탑시키는 건 좀 어렵다. 생각을 멈추는 것처럼 숨을 최대한 조금만 쉬면서, 내 뇌는 지금 활동을 느리게 하고 있따고 상상한다.

최대한 빠르게 유툽으로 들어가서 history를 검색해서 화질을 hd720으로 올리고 거슬리는 광고를 소멸시킨 뒤 회색바가 다 차길 기다리고, 숨을 크게 내 쉰다.

이때쯤 잡념이 몰려오며 구태의연하게도 히스토리 뮤직비디오 = 나라는 엑소 개빠레기가 못 해도 기백 번은 넘게 본 뮤직비디오라는 현실이 떠오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계속 멍함을 유지한다. 자 그런 다음 감상해보자.


(감상중)


감상 중에도 너무나 너무나 익숙한 저 모습이 누구누구라는 것을 생각해내지 않도록 노력한다. 확실히 모두 잘생겼따. 하지만 나는 엑소 몰라. 구분할 수 없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적으로 사람적으로 잘생겼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난 엑소를 모르지만, 그래서 멤버도 구분할 수 없지만, 정말이지 숨통이 트이는 외모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 주머니를 턴다. 어딘가 낯 간지러운데, 소년들의 새파란 패기로 인해 낯 간지,러움이 그냥 간지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낯선 잘생김과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를 한치의 편견 없이 듣는다. (리쓴, 느낄 수 있니.) 목소리도 잘생겼다. 리쓴, 들어 봐. 우선 그의 말대로 한다. 귀를 딱 열고 듣는다.

"느낄 수 있니"를. 분명 느낄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ㅜㅜ 됐어. 이만하면 성공이라 치자. 이제 새롭게 만끽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사실 나 엑소 빠레기 맞는데. 기억 안 난다고 거짓말 치면서 쌩쑈 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쌩쑈를 하면서 히스토리를 감상하자니, 코 밑에서 어떤 향기가 나는 것 같다. 옛날에 쇼케이스 갔던 날 그 날 조금 쌀쌀했던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었고, 하지만 맑았던,

올림픽홀에 들어서자 확 따뜻해지며 어머어머 ㅜㅜㅜ 어머 ㅜㅜㅜ 무대랑 가까운 것 같아 ㅜㅜㅜ 엑소 12명 각각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것이 쫌 있으면 증명될 거야 ㅜㅜ

했던 그 날의 냄새라고 하면 누가 알까 ㅜㅜ 이건 분명 냄새가 아니지만, 냄새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동물적인 감각이다.

절대 글자 줄줄이 늘어놓으며 타이핑하는 것 같은 '생각'이 아니다.

심장 비껴서 빠르게 훅 찔러 넣어주는 (누가? 엑소가.) 찌릿찌릿한 감각, 그 '훅'이 일으키는 바람에서 오는 거라고 ㅜㅜㅜ

어 이걸 쉽게 말하자면 그냥 '설렘'이지. 그 단어 참 느낌에 비해 썰렁하고 쉽게 쓰인다.

단지 단어가 아니라 그 냄새라니까 ㅜㅜㅜ 그 날의 상상에서 부는 바람 ㅜㅜ 흡~ 들이키고 찌릿! ㅜㅜㅜㅜㅜㅜ 그 감각을 무대 앞에서 수십번이나 느꼈을까.

그러구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할딱거리는 내 앞에 나타나 너네가 히스토리를 췄어.

그래서 히스토리의 전주를 들을 때마다 난 맨날 크건 적건 전율하는 내 속을 느끼는데. 바람 불고, 냄새 맡고, 흡~ 찌릿. ㅜㅜ 허업..

그게 마치 내가 엑소를 아주 사랑하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난 히스토리를 되게 좋아해.


계~~~ 속 듣다가, 너무 많이 들어서 그 전율이 점점 작아지고 생경했던 설렘이 익숙해지면

한 동안 안 듣는다. 사랑하는 걸 까먹은 사람처럼 지내다가, 그러다가 생활이 지긋지긋하고 그그그 잔향이 뇌리를 슥 스칠 때 또 히스토리를 들어. ㅜㅜ 사랑과 재회하는 마냥.

그럼 또 나는 엑소를 사랑하는 내가 선명하게 보이고, 서너번 쯤 연속으로 듣고 나서는 이제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엑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마를 재생시킨단다.

그 돌고 도는 히스토리의 계절이 진리야. 내가 너넬 사랑해서 난 자꾸 그 사랑하는 느낌을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난 정말 노력파야. 진짜. 지짜 ㅜ 대박이지 ㅜ (응!)

  

+


 흐ㅓㄹ? 헐!! 나 몰랐는데 엠비씨 뮤직 나온다!!! 나 아육대 노컷 볼 수 있겠다! 퇴근하고 틀어도 경보는 볼 수 있겠지?

아육대 시발럼 노컷에서도 경보 편집하면 넌 지짜 개새끼라고 내가 시청자게시판에 적어줄테니까. 내사랑내새끼우래기 백현이 꿀꺽하면 죽는다 ㅜㅜㅜ 진짜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