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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떨린ㄷ ㅏ

오늘은 앙콘 첫날.
아무 생각없이 옷 걸치고 출근하는데 트위터 보니깬 오늘 콘서트 드레스코드가 빨강이라매? 우연찮게도 운명적이게도 첫콘 안 가는 주제에 내 옷도 빨개.
빨강 시러하고 파랑 조아해서 빨간색 옷이 거의 없는데, 딱 하나 있는 빨강을 옷장에서 집어들다니. 운명 참 좋아하는 나한텐 소소하게 기쁜 일이다.
빨강을 입고 일하면서, 하루종일 딴생각을 했다. 속이 딴생각으로 가득하면서도 그럭저럭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니... 평생 일만 하겄어. 일개미처럼 습관적으로 일하지만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설렌다. 내꺼 엑소콘서트! 나와 엑소의 일요일. 엘리시온 마지막의 마지막 앙콘의 막콘.
사랑하는 엑소친구들에게 충과 효를 다하지 못하는 불충불효 팬이지만, 순정이 다하지 않았단 걸 나는 알 수 있다.
이 뻔뻔한 떨림으로 알 수 있다. 아주 가느다란 실 나부랭이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 여차하면 돌돌돌 감아가며 가까이 갈 수 있다. 팽팽하게 땡겨서 기분 좋은 떨림을 공유할 수 있다. 일요일에 엑소 보러 간다 와ㅇ와와

내 앞에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란 거지. 손가락 하나 쉬이 안 들어가는 밀도로 공연장 안에 꽉꽉 들어찰 빛과 소리를 훔치러 간다. 내일 모래 일요일에. 굴러다니는 빛먼지, 쏟아지는 소리괴물. 입속으로 궁얼궁얼 따라 부르면 고척돔을 휘돌며 우렁우렁 울리는 돌림노래. 사랑하는 종인이가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걸  눈 안에 와락 넣고서 와구와구 집어삼켜가지고 꼭꼭 씹어먹으면은 그 날 밤에는 적잖이 배가 부르겠지. 포만감에 배를 뚜드리겠지. 지금 허기진 만큼 그땐 배부를 거야. 예뿐 종ㅇ이 삼켜버린다 오아ㅏ앙와앙.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한다고 말해도 아무런 가책이 없는
갖은 떡밥을 무심히 지나쳐도 눈으로 먹는 무대는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일요일의 김종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