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도 종인이 좋아하고, 광화문 in 종로구가 종인이 좋아하고, 볼링장도 좋아하고, 푸른밤 서울의 빛들이 한 톨도 남김없이 종인이 좋아하고, 남산타워도 좋아한대.
도시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느낌은 어떨지. (추웠겠지) 거대한 도시의 시점으로 너무 일찍 봄을 부르는 청년을 사랑한다.
한 입에 집어삼키고 싶은 소유욕을 애써 잠재우면서 무심한척 커다란척, 풍경은 스쳐가는 모양새로 청년을 자세히 본다. 홀린듯이 보는 사이에
사랑하는 아끼는 그애의 발자국에서부터 거리의 체온이 높아진다. 봄을 부르는 청년이 서울의 겨울을 꼼꼼하게 밟는다.
그렇게 3월도 되고, 4월도 되는 거지. 온 풍경이 종인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면 저렇게 예쁠 수는 없을걸.
3월에서 4월로 가는 계절의 틈새가 너무 좋다. 이 시기에 부는 바람은 사람 미치게 한다. 엑소만큼 종인이만큼 특별하다.
아주 옛날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6년쯤 됐나. 이때 부는 바람은 며칠 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습도와 온도와 세기로 마음을 헤집는다.
그게 내 팬질의 초심이기도 하고, 본질이라고 생각해. 오늘은 비가 내렸지만, 어제 아침 공기가 딱 그랬는데
사늘하고 쾌청한 바람이 휙 부니까, 출근 1분 전인 꾸질꾸질한 길 위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미친 사람처럼 보일까봐 광대 꾹 누르면서 걸었다.
사람한테 꼭 필요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꼭 필요하다. 이 시기의 바람은 감각을 어지럽힌다.
며칠 전보다 부드러우면서, 딱 상쾌할 정도로만 차가우면서,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향기가 나면서, 2012년 3월에서 4월 그때 그 공간으로 연결되면서,
아직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미완성의 티저곡들과 내가 사랑하는 엑소친구들. 엑소.
풍경은 종인이를 사랑하고, 나는 풍경을 사랑해. 풍경 속의 삶을 너무나 사랑한다. 그 바람을 만져보면 알 수 있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