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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사묵고 받은 영수증종이와 빨간펜과 김종인의 코코밥


하얀색 입은 것 좀 봐 어머나와오와와 천사 중에 젤 나쁜 애처럼 예쁘게 생겼다 지짜 예쁘다. 언제나 예뿐 김종인.
지갑에 대충 박아논 영수증종이를 꺼내본다. 그저께 출근 전에 출근하기 시러서 단 삼십분이나마 출근이 중단된 기분을 누릴려고 카페에 있었거든.
삼십분이란 뭘 하기에 애매하고 뭘 안 하기에도 애꺠운 시간이라서 전날 안 보고 킵해뒀던 울산 코코밥 직캠이나 꺼내보았다.
건방지게 시공간을 넘나들지. 나왔을 때 바로바로 안 보고 개기고 있다가 한참 뒤에 보는 배쨩 좀 봐. 어떻게 된거야?
팬주제에 간절함 애절함이 부족한 자신을 혼내키며, 170724 코코밥을 틀었는데 30분동안 알차게 돌려봤다. 무슨 조화인지, 안 보고 있을 때는 별루 안 간절& 안 애절하다가도
눈에만 붙여놓으면 빌빌 기게 되는 것일까. 특히 코코밥 중반을 넘어가며 종인이 초록색꼬까옷이 바지에서 줄줄 흘러나오자 불현듯 깨달았다. 맞다 그렇다. 나 그거였어.
종인이의 벭 ㅂ벨트를 좋아하는 사람. 안 예쁜 말로 벨트성애자. 딴사람들은 시덥잖고 이상한 걸 좋아하는구나 미쳐보이는구나 하겠지만,
속으로 앓다가 죽을 세계의 중심이자 덫.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없을 땐 까먹고 있다가 있을 땐 속을 홧홧하게 덥히는 뜨거운파스 같은 거.
아마도 종인이는 너저분하게 튀어나온 셔츠자락을 바짓속으로 싹 집어넣는 걸 좋아하고, 난 그러느라 허릿춤 뒤적거리는 종인이 손이 벨트에 스치는 거를 좋아한다.
거기에 종인이를 튼튼하게 고정하는 에너지가 녹아있는 것 같다니까. 엄청 많이 움직여도 불안하지 않다. 기시감이 드는 표현으로 나비표본키트에 핀셋처럼.
바로 아래 영상 2분42초가 있은 직후 다운다운베이베 같은 걸 두 차례 반복해서 하면 그건 설렘처럼 산뜻발랄한 감정이 아니라 발바닥이 방바닥에 눌러붙는 것만 같은
운명적 사랑이 된다. 이건 사랑이야 종인아. 벨트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진짜 진짜. 사랑을 깨닫는 단초가 벨트였을지라도, 난 저 종인이 허리언저리 움직이지 않는 축을 너무 사랑한다.
세상이 암만 어지럽게 흐트러져 미쳐돌아가도 유형의 벨트와 무형의 축이 종인이를 단단하게 옭아매서는 나 대신에 꽉 붙들고 결코 안 놔주겠지.
그런 맥락에서 마지막에 두 차례 반복되는 다운다운베이베를 어뜨케 안 사랑할 수가 있지? 아무도 밀고당기지 않는데 허리 아래로 버티는 저 동작을? 
아 씨 ㅠㅠ 아무도 밀고당기지 않는 거랑, 버틴다는 말 왜 이렇게 좋지. 와 내가 말하고 내가 오싹하다. 지금 한창 종인이랑 종대랑 라디오 나오고 있다는데,
그거 안 보고 벨트사랑 종인사랑 타령하고 있고, 팬인데 팬주제에 마법사도 아니고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건방지게 팬질하고 정말 오싹하다. 5싹해.
커피 사묵고 받은 영수증종이에 빨간펜으로 벨트에 대해 줄줄 써놓고 지금 그걸 베껴쓰고 있따는 것도 너무 오싹하구,
'손에 잡히는 들꽃을 마구 훔쳐서 꽃꽂이 하는 죄책감이 든다' 라고 써논 것의 의미를 모르겠는 것도 넘 무섭다. 뭐지 뭐 보면서 그렇게 썼더라??
라디오는 낼 볼 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