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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ㅈ제발요

존나 떨린다. 4년 전에 투표한다고 경주 내려갔지. 멍청해가지고 부재자투표 신청을 놓쳤었나 그랬다.

아빠랑 와다닥 싸우고 문쾅 이불덮 우르우르울고 블랙코미디의 비루한 결말처럼 ㄹ혜 당선 소식을 들었다.

와씨팔 거의 삼십살까지 ㄹ나라에 살아야 된다니.(이십구살에 망해줘서 고마어503) 내는 이민 갈 돈도 없는데!

정치에 ㅈ자만 꺼내면 아빠가 그런다. 니 일이나 잘해라 쓸데없는 데 신경쓰지 말고.

근데 난 언제나 돈과 시간과 관심을 쓸데없고 재밌는 거에만 몰빵해왔다. 그나마 정치가 쓸데있는 편.


우리나라 분명 난리났는데, 내 마음과 생활에 정의도 상식도 불의도 몰상식도 아무것또 느껴지지 않는 건 왤까? 무책임해서 아니가.

책임을 하나또 안 지고 있으니까, 정의와 상식이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로 들리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거 아니가.

할배(청와대 입주 예정, 제발) 말에 의하면 똑바른 정의와 상식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져지고 그런 거라고 한다.

싱싱하게 잘 자란 정의와 상식의 컬러를 보고 싶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듣고 싶고, 보송보송한 표면을 만지고 싶다.

그럴려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주 조금의 책임을 나눠가져야 할텐데. 아주 조금의 사람들이 아주 많은 책임을 떠안고 살면 얼마나 무겁겠나.


그래. 할배가 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경기도 모처에서 졸라 지겹다고 생각하며 빨리 퇴근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겠지.

특별히 잘살지도 못살지도 굶지도 배터지지도 않는 사람으로써 주말만 기다리며 생을 잇겠지.

그래도 나는 말이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독재타도를 외치던 대학생, 부산바닥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던 시민운동가,

노동자의 편에 선 인권변호사, 낮은 곳에서 찰칵 높은 곳에서 찰칵 해봐서 세상이 진정 어떤 모양인지 잘 아는 사람이

들불처럼 밀물처럼 승리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대본에 포스트잇으로 사족달고 싶다. 고쳐 쓰고 싶고, 잘 쓰고 싶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 중에 공익이와 사익이가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짓들 열 개 중에 아홉 개가 사익추구다. 사리사욕에 질질 끌려다니며 재밌는 것만 쏙쏙 탐한다.

열 개 중에 단 한 개의 나만이 뺴빼마른 공익이를 걱정스러워 한다. 너도 밥 좀 먹어야 숨 붙이고 살텐데 에구ㅉㅉ 한다.

그런 나는 할배를 보면 너무너무 신기해. 어떠케 그르케 안 재밌는 지구 세계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인생을 바치지?

생판 피 안 섞인 공익이 밥 멕이고 옷 입히고 통통하게 살찌우는 데 애깨운 청춘을 불사를 수가 있지? 

나 오늘 광화문유세 보러갔는데 사심100% 하라부지의 외손자가 부러웠다. 나도 그 꼬맹이처럼 손 꼭 잡으면 햐 따뜻해서 녹을 것 같은 하라부지를 가지고 싶다.


할배가 살아온 인생과 지난 4년간의 쥐어터짐은 멍청한 나를 감화시켰다. 한결같이 사셨고, 사방팔방에서 쥐어터지셨다.

외로움이 전염되는 것 같았다. 지지율은 십프로 이십프로 삼십프로 사십프로 박스를 찢어발기건만, 테레비에서는 여전히 나쁘고 못미덥고 확장성 없다고만 떠들었다.

대체 뭔가.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뭐가 어째 뒤집어지고 거꾸러지길래 지랄발광을 하며 너도나도 길막을 하는 걸까?

앞뒤좌우 맥락을 보면 억울해가지고 숨이 다 안 쉬어지는 이 모든 개같음이 내가 문빠라서 그런 거라고? 진짜?

아무리 본투빠여도, 나는 완결성 있는 드라마를 사랑한다. 기승전결마다 납득이 가야 오와 한 편의 재밌는 이야기를 보았구나 만족스럽다 할 수가 있다.

가재미 눈을 뜨고 봤을 때, 할배는 뚜벅뚜벅 원칙대로 갈 길을 갈 뿐이고, 길막세력(A.K.A 구태&적폐)들은 단 걸 너무 마니 처먹은 충치처럼 하루 빨리 치과에 데려가야 할 모양으로 생겨먹었다.

치과 한 서른다섯 번 데려가서 징징윙윙 신경치료를 해조야 사탕을 쫌 덜 처먹지. 아 존나 존나 간절하게 굴비처럼 둘둘 엮어서 치과 데려가고 싶다.

할배는 청와대로 가고(광화문 대통령도 좋다) 충치는 치과로 가야 퍼펙트 클래식 드라마지.

할배가 할배답게 뚝심으로 체질개선 해낸 민주당 좀 봐봐. 깨끗하고 예쁘잖아. (지속적인 스케일링은 필요) 치과 존나 가기 싫겠지만, 가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03게이트가 총선 전에 터졌다면 꿀떡찰떡이었을텐데. 치과에 데려가서 다 조저버렸을텐데. 아 이런 상상 의미 없다.


승리가 점쳐지고, 얼마나 이기느냐가 관건인 현재 내 마음은 그렇게 엄청 행복하진 않다.

언론과 재벌과 구태파와 적폐파와 멍청이들과 세계 열강과 우리편인척 하는 남의편들이 몽둥이 들고 도사리고 있다.

조금살짝 행복하지 않더라도, 10의 1만큼은 우리 공익이 숨 붙도록 밥 좀 멕여야 한다. 책임을 져야한다. 할배한테 한 표 떠맡겨 놓고, 쏠랑 튀는 거는 쫌 아니다.

이왕 내 귀여운 표를 할배에게 맡긴 이상, 나도 결말에 뚜둥하고 등장하는 정의와 상식의 실물을 보고 싶다.


그니까 그니까 그니까 4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 간절하게 제발 정권교체, 정권교체. 이미 사전투표해버려서 더 쫄려. 내일 또 투표하고 싶다. 표가 모자라. 불안해서 손바닥이 차겁고 찐득하다.

줴발 제발 ㅈㅂ 할배가 압살하는 걸로 해주세요. 네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