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슈퍼카이데이

어젯저녁에 12시 딱 되면 종인이 생일 축하글 포스팅할려구 게시물 예약을 걸어놨거든.

그리고 열시쯤에 글 쓸려구 알람 맞춰놓고 일단 좀 잤어. 근데 쫌 많이 잤다?

일어나니깐 카이데이는 아깝게시리 6시간이나 흘러갔고, 예약 걸어논 게시물은 비공개로 쩜만 하나 찍혀서 외롭게 카이데이를 지키고 있었어.

언제 써주나, 언제 채워주나. 내꺼블로그는 나 퇴근할 때까지 ㅠㅠ 막 그르케 쓸쓸하게 ㅠㅠ 기다렸지. 난 막 마음이 급해서 집에 뛰어 들어와 컴퓨터부터 켰어.

근데 지금 서가대 틀어놨단 말이야. 엑소 자꾸 비추니깐 집중력 떨어지잖아. 좋아하는 친구들 칼을 간 잘생김에 눈을 뗄 수가 없떠. 종인이 레카 프리뷰랑 기사사진 봤는데 미쳐써.

숨죽이고 도사리다가 스프링처럼 튀어나와 우와아앙 물어버릴 것 같은 초 잘생김종인이지 ㅠㅠㅠㅠ 생일파티 주최자처럼 각잡고 섰는데, 옆을 보거나 살짝 위를 볼 때

날렵한 턱선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내려앉은 시선이 세트로 태가 나. 귀태가 난다. 생일인 사람 겸 생일파티 주최하는 사람 겸 왕자님인 것 같더라.

종인이랑 종인이 잘생김이랑 종인이 귀여움이랑 종인이 예뿜이랑 모두 생일 축하해! 940114 기점으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언젠가 한 번은 가상의 종인이에게 물어보고 싶은 거야. 내가 너를 좋아해도 되는지. 아 물론 된다.

안 되는 것 치고는 너무 쉽고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으니깐, 이건 완전 되는 거지.

다만 좋아해도 됩니까? 아니요 혹은 네, 그런 거 말고 그렇게 물어보는 자신을 유체이탈식으로 확인하고 싶다.

나는 얼마나 애틋하고 가상한 표정으로 그 말을 할까? 열없이, 그러나 열띠게.

난 너무, 좋아하는 걸 좋아해. 종인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거기다 종인이를 좋아하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건 병증과 같다. 가짜 그애가 아니요, 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그 애틋하고 가상한 마음은 계속해서 애틋하고 가상할 것 같다.

마치 이중 잠금장치야. 종인이를 안 좋아할라면 일단 종인이 좋아하는 걸 안 좋아한 다음에 생각해야 되거든.

2012년으로부터 해킹해킹이라는 말이 있는데,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패스워드를 사용하잖아.

얼마 전 공인인증서가 만료되어서 갱신하려구 은행사이트에 접속했어. 근데 은행사이트 비밀번호를 까머거서 찾기를 눌렀지.

아이핀으로 본인 확인을 하라고 하는데 그 아이핀의 비밀번호를 까먹은 거야. 아이핀의 비밀번호를 찾으려 어찌저찌 하고서 접속하려는데 2중 패스워드를 입력하래.

기억 가능한 갖은 비번을 입력해도 안 된대. 결국 기억 불가능한 별나라딴나라 패스워드를 써넣으며 다음에 아이핀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

그렇게 단호할 수가 없어.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이중 장치는 어마어마하기가 공인인증서+아이핀 패키지급이지. 해킹할 수가 없지! 와 지짜 장난 아니야. 와... 

다음 순간 자신을 증명할 수 없을 만큼 좋아한대. 정신이 나가버렸대! 그렇대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집에 올 때, 맛난 거 테이크아웃해가지고 문을 딱 나서는데 손등에 눈꽃이 샤사샤삭 내렸어. 그리고 옆엣 휴대폰대리점 스피커에서 싱포유가 흘러나오드라.

아마 멜론 TOP50 쭉 재생시켜놨거나 그랬겠지. 근데 해피카이데이라 모든게 예사롭지가 않고, 너무 로맨틱하게 느껴졌어. 심지어 눈의 빙질이 남달라.

오늘 엄청 어어엄처어어엉 추워놔서, 눈이 축축하지가 않고 결정이 포송포송하게 살아있었어. 하늘에서 보석이 포슬포슬 내려오는데, 종인이 생각을 견딜 수가 없지.

보물아가, 그런 거 좋아하니까. 눈, 별, 달, 그런 거. 요 며칠 달님 종인이 웃는 눈초리 똑 닮은 손톱달님인 거 알아? 손가락 꾸부리고 고 옆에다 두니깐 완전 종인이 누누슴이지.

눈이랑 달 얘기하니까 새삼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다. 좋아해. 열없이, 열띠게, 공인인증서와 아이핀으로 이루어진 무적의 보안패키지로 내 안에 있는 너를 지켜줘야지.

종인이 생일에 큰상 받자. 큰상 받기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