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세이버 뮤직비디오 나온 날에 잔치국수 말아먹듯 후루루 스타워즈456 봤어. 극동아시아 신비에 사로잡힌 서양인 관점 히어로물이었다.
제다이는 닌자, 복색은 사무라이, 포스는 기, 광선검은 일본도, 다스베이더 투구(?)는 일본 어딘가의 쇼군이 썼을 법한 모양새였다.
123도 슥슥 넘기며 봤는데, 여왕님은 게이샤 스타일이야. 오리엔탈리즘에 푹 담갔다가 우주로 세탁한 영화지만 수많은 더쿠(줌며나..) 양산한 컨텐츠답게 재밌었다.
엑소 뮤비에 홀려서 영화까지 봤는데, 솔직히 내 기준 뮤직비디오가 더 멋있어. 가장 멋진 점은 2분30초 어느 순간에도 광선검을 휘두르지 않는 거!
아니 엘도라도 무대할 때 광선검 휘두른 인연으로 콜라보 하는 거라며, 홍보 뮤직비디오에 광선검이가 안 나와!
저 뮤비가 스타워즈 스핀오프라면 광선검 안 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애.
올해 새로 개봉하는 깨어난 포스와 무관하게 뮤직비디오만 보고 썰을 풀자면, 루크 스카이워커 시대가 훌쩍 지났어.
사람들은 제국이 붕괴되면 공화국이 재건설되고, 우주에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역사에 비춰볼 때 혁명세력은 혁명 이후 곧잘 또 다른 권위주의 주체가 되곤 하잖아. 정의로운 반란군이 독재정권으로 얼굴을 싹 바꾸자, 그들을 견제할 세력이 없었어.
전쟁도 없고, 평화도 없는 암흑시대의 서막이 도래했다. 루크 스카이워커 세대 이후로 지나치게 양산된 제다이는 제국군 청산이 끝나자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골목마다 이름 뿐인 제다이들이 우글거렸고, 저들끼리 파를 형성해 폭력조직화 되고 말았다. 독재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제다이를 시설에 수용했다.
그 과정에서 폭력조직에 가담하지 않은 제다이들조차 광선검을 작동시킨 기록만으로 시설로 끌려가게 된다. 마스터급은 씨가 마르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어린애들만 남았다.
버릴 수도 쓸 수도 없는 라이트세이버 손잡이 빙빙 돌리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지만, 포스를 다룬다는 이유로 사회에 섞이지도 못했다.
오늘의 무기력을 견디면, 내일의 좌절이 기다리던 어느 날, 은밀한 이야기가 돈다. 형체 없는 지하조직이 있다더라. 그 수가 몇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더라.
그 조직이 떴다하면 정부 관할 구역 두 세군데는 동시다발적으로 뚫리고, 그 구역 제다이 부대가 공중분해 된다더라. 더 충격적인 건 그게 단 한 명의 소행일 수도 있단다.
에에이 설마! 아무리 제다이기로서니, 순간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래?
이름 모를 별에서 흘러온 카이는 어린아이 때 축출되어 엄격한 제다이 교육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출신 내력에 대해 기억하는 바가 없었다.
스승은 무엇도 알려주지 않은 채, 돌연변이라고만 일축했다. 그가 포스를 다루는 방법은 다른 제다이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달랐다.
뭇 제다이들이 포스를 염동력으로 환원한다면, 카이는 그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삭제하고 전혀 다른 공간에 재구성해냈다.
자연의 힘인 포스로 무언가를 완전히 없애고 다시 만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연의 이치에 철저히 어긋나는 힘이었다. 스승은 그를 무시하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워했다.
극히 짧은 간격으로 능력을 썼기 때문에 아무도 비밀을 알아채지 못했다. '누구보다 빨라 그를 이길 자가 없다'는 것이 유일하게 알려진 사실이었다.
암흑시대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이 자취를 감췄다. 버려진 걸까?
세상물정 하나도 모른 채, 스승을 통해 하달되는 임무(포스와 광선검을 사용한 제다이를 잡아다 시설에 가두는)만 수행하던 그는 출신 내력에 대한 단초를 발견한다.
자신과 같은 곳에서 시작한 어린 제다이들의 존재, 수백 명의 신상정보와 소속, 괴능력의 속성이 적힌 문서였다. 잃어버린 방향성을 찾았다. 수백이 아니라 수천이어도 어쩔 수 없었다.
카이는 그들을 하나 하나 찾아내어 싸우고 시험하고 각성시켜야 했다. 우리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어. 그들이 자신의 형제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같은 시각 세훈과 백현은 포스의 흐름에 이상을 느끼고 폭주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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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도 폭주한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미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사야해 가져야해 보그
어제 내내 상상했던 거랑 존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리로 내몰린 제다이 친구들 ㅜㅜㅜ 김종인 봐 ㅜㅜㅜ 다스베이더 품에 폭 안긴 것이
꼭 선과 악 따위 모르구 명령 잘 수행하고 와서 칭찬받는 거 좋아하는 냐옹이 제다이 가태 ㅜㅜㅜㅜㅜㅜㅜㅜ 외로움 많이 타서 자기 소속, 가족 이런 거에 실낱 같은 안정감을 느끼는데
스승에게 버려지고 나서 자기 진짜 형제들 찾는 것이 너무 절실한 거 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