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앙 와아아앙 와아아아아앙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직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말할 수 있다니 팬계의 참기름 짜는 기계다)
저 표정, 저 눈빛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스트랄 원더보이! 무대 위 종인이는 누군가를 집요하게 노려보는가 싶다가도
아무도 안 보이나부다 뵈는 게 없나부다 딴 세계에 갔나부다 싶기도 하다. 종인이가 새삼 낯설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
마치 심연의 어떤 것과 마주하며 춤추는 것 같다. 종인이가 말로나 글로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할 때 묘하다. 나도 고맙고, 나도 사랑하는데 묘하다.
키 크는 꿈처럼 쿵 내려앉는다. 술 진탕 먹고 눈 감았다가 잠깐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종인이가 진짜 사랑하는 것은 무대 위에서 그 애가 노려보는 어떤 것 같다. 진짜 감사하는 것은 그것과 교감하는 순간 같다.
팬인 나에게 사랑과 감사를 보내는 것은, 그것과 만나게 해주어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것과 마주하게 해주셔서요. 이거 같다.
심각하게 어떤 상상까지 했냐면, 종인이 저편 심연에 숨은 그걸 확 꺼내서 짜글짜글한 볕에 놓고 살펴보는 것이다. 뭔데 너는 종인이에게서 흘러나오는 걸 고대로 먹어치워?
왜 그 애 시선 끝에 있어?
그것을 꺼내어 볕에 내동댕이를 치면 종인이 눈에서 얇은 막이 걷히고 그 애는 나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맑고 투명하게 미워하는 빛으로.
상상에서 비롯한 이상한 이야기지만, 그만큼이나 무대 위 종인이는 여기 없는 사람 같다. 그래서 더 여기에 있도록 꽉 잡고 싶다.
어느 때는 치밀하게 계산된 퍼포먼스로, 어느 때는 영혼을 담보로 한 종교 의식으로
여기 이 자리에 있으려고 춤추는 게 아니라, 저 혼자 다른 차원을 열어서는 휙 가버리려고 모든 것을 꾸미는 것은 아닌가? 무심하게 느껴져. 차갑다. 다정한 종인이가.
더럭 겁이 나며 그의 감사와 사랑이 낯설어진다. 무대 한 자락,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은 애틋함이 생긴다. 델 듯이 뜨거운 마음이다. 비굴한 마음이다.
모든 것은 마음의 틈에서 자라는데, 종인이가 내 마음의 틈이야. 정체모를 씨앗이 박혀 정체모를 싹을 틔워 이상한 풀과 꽃이 자라는 틈!!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