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도 꿈꿀 수 있고오 백조도 꿈꿀 수 있어어 그리고 나도 꿈꿀 수 있지이 준면이 꿈 ㅠㅠ꺅
목소리 정말 듣기 좋다아. ㅜㅜ 이거 듣고 있으려니까 머잖아 뮤지컬배우 팬질도 하겠구나 싶다.
보통 천사처럼 생긴 사람이 목소리도 천사 같은 게 세상 이치에 맞나? 목소리에 한치의 악함이 없떠. 세상에서 젤 정의롭고, 희망찬 남자애의 목소리야 ㅜㅜ
세이빙산타 내용도 준면이 때문에 모자 쓰고, 목도리 두르고, 새벽 같이 일어나 조조로 끊어서 보기에 나쁘지 않은 것 같다ㅋㅋㅋㅋ 예고편의 내용인즉
산타가 하룻밤 만에 온 세계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타임머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 그 비밀을 둘러싼 이모저모.
어딘가의 어린이가 한 번 쯤 생각해봤을 법한 순박한 아이디어다. 난 꼬마 시절에 산타 할부지가 있는지 없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울 부모님은 '산타 할부지는 착한 애한테만 선물 준다!!' 로 날 착하게 만들곤 했지만, 정작 크리스마스 이브에 나 몰래 선물을 숨겨놓으실 만큼 섬세한 스타일은 아니셔서...
크리스마스 당일 마트 데려가 멋없이 장난감을 사주시곤 했다. 난 그래서 더 산타는 있을지도...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산타 할부지가 웬만큼 착한 애들에게 선물을 남발한다면, 하룻밤 만에 그걸 다 배달할 수 있을리가! 저어엉말 착한 친구들만 잘 선별해서 주셨겠거니.
스스로 돌아보아도 산타 할부지한테 선물 받을 만치 착한 애는 아니었으니까...납득할 수 있었다. 약간의 섭섭함과 멋쩍음이 공존하는 크리스마스였던걸로 기억해.
보기엔 시니컬한 꼬마였어도, 나 은근 동심 충만했는데ㅠ.ㅠ
착한 어린이로 선별되기엔 '산타 할부지는 착한 애한테만 선물 준다!!' 라는 말로부터 며칠 못 가 진상짓을 하는 어린이기도 했다.
온 벽에 미친 것처럼 낙서를 해놓고, 한글을 채 익히지도 못했으면서 집 안 구석구석에 '망자(왕자)♡공주' 따윌 써갈겨 엄마가 달력 뚤뚤 말아 달려오도록 만들었으니까.
산타 얘기가 나오니 추억이 막 샘솟는데 ㅋㅋㅋㅋㅋ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날이었다. 경상도 세계에는 눈 내리는 광경이 흔치 않아서
온통 시허연 세상이 무슨 짓을 해도 용납되는 가상세계처럼 느껴졌던지, 난 친구들과 아빠 차(뽑은 지 얼마 안 된) 본네트 위에 둘러 앉아 눈 놀이를 했다.
베란다에서 나 잘 노나 지켜보다 얼굴이 시퍼래져 1초만에 사라졌던 아빠 얼굴이 기억 나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꼬마 때 일을 떠올리면서 나 혼자 큭크크큽 웃고 있다.
의외로 이거 재밌게 볼 것 같아.
3번 테이블에서 보내는 한 잔입니다, 에서 유추할 수 있듯 준면이 안에는 할배와 어린이와 천사와 토끼가 소용돌이 치며 존재해.
이것도 엑소 얘기가 아닌데, 오늘 되게 재밌는 경험을 했다.
2가 규동이 맛있는 집이 있다기에, 서울대입구역 근방에 위치한 지구X이라는 곳엘 갔다.
난 사전 정보가 없이 2의 당부를 설렁설렁 들었다. '거기서 시끄럽게 하면 절대 안 된대요. 알바한테 말도 시키면 안 되고요.'
별 웃기는 음식점 다 보겠네, 그래 밥 먹는데 뭐 그렇게 떠들 일이 있겠어ㅇㅇ. 하고선 거기에 도착하자 서너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 문에는 개쿨시크한 반말로 '규동만 판다. 친절은 판매하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면 어서 와.' 따위가 암팡지게 쓰여 있었다. 조라 츤츤 쩌러서 그때부터 웃기기 시작했다.
문 앞에 줄서서 '웃기다ㅋㅋㅋ 개쿨 쩌네ㅋㅋㅋ' 등등 크진 않지만 작지도 않은 음량으로 시시덕거렸던 것 같은데, 그랬던걸 규동 먹으면서 되게 후회했다. 다 들렸을 거야..
규동을 숭배하는 사제처럼 엄숙한 표정의 여자 알바가 문을 달칵 열어줬다.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규동에 악귀가 스미면 안 된단 포스로 단단히 문을 걸어 잠궜다.
내부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더 작은 bar형태의 음식점이었다. 네다섯 명 정도가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규동을 흡입하는 중이었다.
2와 나는 기가 싹 죽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수저통에서 수저를 꺼내 두었다. 규동 만드시던 분이 가게 주인인진 모르겠는데,
규동을 만드는 등이 '나 건들지 마라. 그리고 떠들지 마라. 경고하는데 나 예민해.'라고 말하는 듯 해,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하며 미소된장국을 호록 마셨다.
함께 간 2와는 가게에 들어선 이후 아무런 대화도 나눌 수 없어서 눈짓으로만 '뭐야.. 여기... 무서워..' 따윌 전달했는데, 알아들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ㅋ
건드리지 마 포스를 무럭무럭 피우던 주방장님이 휙 돌아보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할 때는 시발 놀래가주구 물컵을 테이블에 떨어뜨리다시피 콱 놓았다.
딸꾹질 나올 뻔 했다. 2와 나는 숨죽이고 그릇에 코를 박은 채 규동을 퍼먹었다. 그 와중에 나중에 들어온 한 커플은 뭐라 소곤소곤 대화하려다 포기하고 역시 입을 다물었다.
2는 감기기운이 있는지 쿨ㄹ ㅓ쿠..러..ㄱ.. 침묵 속에서 간신히 기침을 했다. 되게... 없어 보이고 안쓰러웠다...ㅜ 우린 '친절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말에 너무.. 얽매여 있었는지도ㅜ
난 이 집의 기에 확 눌리는게 자존심 상해서, 애써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난 지금 별로 할 말이 없어서 말을 안 하는 중이지. 규동.. 규동.. 규동... 규동... 규동과 나, 나와 규동...
거의 10분만에 다 처먹구, 개미가 개미에게 속삭이듯 '계산이요..' 하고서 2가 카드결제 하는 동안, 안달이 난 나는 그 집 문을 열려는 시도를 했는데 허탕으로 돌아갔다.
주방장님은 언뜻 보기에 눈매가 매서운 편이셨다ㅠㅠ 그 분이 '제가 열어드리겠습니다.' 하고서 규동지옥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게이트의 오픈 버튼을 누르셨다.
나와 2는 튕기듯 나와, 그 가게에서 빠르게 멀어지며 '와 씨 뭐야.. 와' 하며 가게에서 채 못 나눈 대화를 속사포처럼 내뱉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독특했다.ㅋㅋㅋㅋㅋㅋ
규동이 맛있었냐 하면, 난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겠어서 맛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고, 2는 나쁘지 않았단다. ㅋㅋㅋㅋㅋㅋ
걍 그랬다고. 신선한 경험이어서 적어두고 싶었어 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까 ㅋㅋㅋㅋ 아이씨.. 필요 이상으로 쫄았다. ㅠㅠㅠㅠㅠㅠ 창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