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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떨었지만 독특하고 재밌었던 으르렁 마지막 팬싸

글썽 2013. 10. 12. 23:29

오후 다섯시 무렵 한강


한강 너무 추어... 관람권 당첨 되어서 갔더니, 당첨 메리트는 없었다. 광탈하고 잔디밭에서 전광판 눈팅했다면 심리적으로 더 만족스러웠을텐데. ㅋㅋ

이번 팬싸의 별루였던 점은 엑소와 팬들 거리가 너어무 멀었다는 거. 심지어 그 사이에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치만 좋았던 점은 야외공연장 전광판을 활용해서 싸인 내내 엑소 이뿐짓 하는 걸 구경할 수 있었던 거. ㅠㅠ

이거 누가 찍어놨을라나 ㅠㅠ 풀버전 소장하고 싶은데 ㅠㅠㅠ 열 두명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잘쌩겨가주구. 비추는 족족 소름이 쫙쫙 끼쳤다.

야외 밤조명과 엑소 비주얼은 환상의 조합 ㅠ

싸인 끄비적끄비적 하다가 고개 샥 들어서 싸인 받는 팬 올려다 보는 표정이 흡ㅠㅠㅠㅠ 지인짜 예뻐서 강바람 흙먼지 집어먹고 칼칼해진 목으로 꺄꺄거림 ㅠ

그리고 요즘 레이랑 경수 왜 이렇게 예쁜지... 카메라가 씽을 비추자 씽 손가락이 톡톡 제 앞에 깔린 비닐을 가리켜, 먼가하니 매직으로 감기 조심하라고 뚀박뚀박 써놨드라.

흐으으 ㅠㅠㅠㅠ 게다가 씽은 팬들한테 선샌님처럼 숙제를 내줬다. 것도 두 개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세요~ 따뜻한 물 마셔요~ ㅠㅠ 오자마자 숙제부터 했뜸.

마지막엔 씽 전매특허낸 철학적 질문, 여러분~ 행보가(행복이란) 뭘까요? ㅋㅋㅋ 팬분들이랑 멤버들이랑 같이 있는 게 행복이래! 씽이 그게 바로 행복이라 가르쳐줘서 행복을 깨우쳤다.

ㅁ맞아. 나 콧물나도 지금 행복해... 씽 조라 기여어. 싸인하면서 팬이랑 대화할 때 표정ㅠㅠ 순진무구한 얼굴로 팬 얘길 들어주는데, 애기 목욕시키는 스펀지처럼 쪽쪽 빨아들여 예쀼게 맞장구 쳐주는 게 기여어.

경수는 어떤 점이 예뻤더라. 팬들을 걱정하는 표정과 목소리가 겁나 청순해서 심장이 막 쫄렸다. 경수 목소리는 추운 거랑 어울리는 것 같다. 추워서 죽겄는데 경수 목소리 들으니까.. 경수가 코코아 타주는 급의 위로였다. 경수 목소리 = 따꾼따꾼한 코코아.

찬열이는 ㅋㅋ 고장난 장난감 같았다 ㅋㅋ 싸인을 젤 먼저 끝내고 머라머라 계속 말했는데 진짜 입 끝에서 나오는 말을 막 던지는 것 같아서 웃겼다 ㅋㅋㅋㅋㅋ

여러분 추워요? 저도 추워요. 여러분 가을은 무슨 계절이죠? 독서의 계절이죠. 여러분 여름이 좋아요 겨울이 좋아요? 전 겨울이 좋아요. 스키 타러 갈 수 있어서. 

끊임없이 저런 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저러나 싶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ㅋㅋㅋ

아 내가 관람권 당첨만 안 됐어도 최곤데. 잔디밭에 돗자리 깔아놓고, 두꺼운 파카 입고, 치맥 머그면서 전광판 눈팅했으면 진짜 최고의 주말이었을 것 같다.

재밌었는데, 이상하게 박탈감이 들어서ㅋㅋㅋㅋ 기분이 묘했어 ㅋㅋㅋ 풀버전 영상 떴으면 좋겠다. 펜스 너머의 분들은 고나리 없어서 걍 찍을 수 있었을텐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