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Baby, don't cry

글썽 2013. 3. 3. 16:45
 






아 심심하다. 그래서 주절주절 하는 베돈크 이야기.
베돈크에는 여러 썰이 있던데.

뭐래더라.. 일단 모든 것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원작은 대략 이렇다.


----


여섯 자매 중 막내인 인어공주는 가 보지 못한 육지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대.

15살 생일을 맞은 인어공주는 배에서 연회를 벌이는 왕자님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

배는 난파되었고, 왕자님은 거의 죽을 뻔 했어. 인어공주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말이야.

왕자님은 자길 구해준 게 인어공주라는 걸 까맣게 몰랐대.

인어공주는 슬픈 나날을 보냈단다. 그러다 육지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

마녀는 다리를 주는 대신 걸을 때마다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될 거라,

그리고 인어공주의 자랑이던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져가겠다 했어. 혀를 잘라버렸지.

인어공주는 그리던 육지로 가, 사랑하는 왕자님과 왕궁에서 살게 되었어.

아마도 왕자님은 인어공주를 사랑한 것 같아.

그치만 그는 이웃나라 공주님과 결혼할 예정이었어.

그녀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착각했거든.

결혼식이 있던 날. 달빛조차 눈을 감은 밤.

인어공주의 언니들은 머리카락과 바꾼 마녀의 칼을 가져왔어.

동이 트기 전에 왕자의 심장을 칼로 찔러!

그 밤이 얼마나 길었을까. 혹은 짧았을까. 결과가 어떻든 마지막 밤이었잖아.

인어공주는 동이 트는 것을 보며 바다에 몸을 던졌어.

물거품이 되며 그녀는 모든 게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지.

혹자는 비극적이라 하고, 누구는 인어공주가 불멸의 영혼을 얻은거라 하기도 해.


----


인어공주 이야기를 난생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무지 슬퍼했을텐데.

발랄상큼 디즈니 만화의 언더더씨를 떠올리게 되기 전에 말이야.

엄마, 그래서 행복하게 산 거지? 왕자님이랑 행복하게 살았지? 아니야? 왜 인어공주만 물거품 돼?

왕자님이랑 이웃나라 공주 미워. 인어공주 불쌍해.

하얀 물방울이 그려진 삽화를 조금 오래 보며, 어린 마음에 먹구름 먹먹하게 드리운 채

마음이 자랐던 그 순간. 기억 날랑말랑이다.


안데르센 원작을 읽어준 엄마들은 적잖이 곤란했을 것 같다.

불쌍한 인어공주. 모든 폭력은 왜 다 인어공주 몫인지.

걸을 때마다 칼에 찔리는 고통을 느껴, 혀 잘려서 말 못해,

인어공주와의 사랑이 양심을 저버리는 거라 여기고 마음을 죽이는 왕자님 바라봐,

하지만 착하고 아름다운 이웃나라 공주님을 보며 여자로써 열등감 느껴,

결국 왕자님 공주님 축복하며 바다에 몸 던져 물거품 돼.

진정 사랑과 희생의 아이콘이다. 돌려받을 길이 없는.


그래서 저 노래가 더 ㅜㅜ 뜨겁고 사랑스러워지지.

아마도 저 노래가 만들어지기 전에 어떤 소년은 그런 생각을 했을지 몰라.

인어공주도 그 만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내 심장을 바치고, 내가 물거품이 되면 인어공주는 다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내가 왕자라면 심장을 바칠게. 그게 안 되면 내가 대신 물거품이 될게. 다친 마음을 치유할게.

어떤 소년은 눈물지으며 잠에 들었고, 달 위로 먹구름이 지나는 캄캄한 밤 사이

인어공주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됐대.

소년이 물거품 그려진 삽화를 한참이나 보다가 책을 덮는 순간, 인어공주는 이미 없는 건데 말이야.

그럼 그 소년의 사랑은 어디로 가? 심장이 짓눌려 터질 것 같은 슬픈 사랑은 어디로 가지?

마음이 터질 것 같은 소년이 저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듣고.

인어공주를 연민하고 사랑한 소년은 모두, 우리가 꿈 꾸는 그가 되어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는 셈이지. 

그의 사랑이 저 노래로 태어나서, 세상에 없는 인어공주를 구하고 또 구했대. 


는 나의 썰.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