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같고, 문학 같고 아름다운 엑소라서 그랬어...
그래서 시집에 세 장마다 한 장씩 엑소 인화사진 꼽아 놈..
아 오늘 완전 감동 !! 인화사진 주문한게 택배로 와 있는 거 보고 좋아 죽는 줄.
경건하게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 후, 뜯어보았다.
와 진일보한 현대 인화 기술에 찬사를 보낸다.
예전에 삼년 전인가? 혹해서(예전 오빠) 몇십장 인화 했을 땐, 화질이 실망스러워서 쥰나 빈정 상했는데.
그런 경험을 딛고 호옥시나 하는 맘에 주문해본 삼백여장의 엑소는 감덩이었다↗
쎄 빠지게 고르고 또 골라 베스트 중의 베스트만을 고집한 내 의지와 진일보한 기술에 박수..
근데 이걸 좋아가지고 침 닦으면서 다 정리하고 나니까, 또 약간 허무해지려고 하는 거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허무함, 무기력증 한 두 번인가?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팬질의 길을 개척하는 거다.
왜 듣도 보도 못하냐면, 이렇게 하고 싶은 사람 나 밖에 없을테니까.. 아무도 안 할테니까..
처음엔 의지가 앞서, 잘 보이는 수납장에 기백의 사진 중 다시 고른 스페셜 베스트 사진을 더덕더덕 붙여 보았다.
유치하고 중딩중딩한 건 둘째 치고, 역시 산만하고, 찬찬히 감상하기 이전에 꿈자리만 사나워질 게 분명.
예전에 벽에 문희준 눈 희번뜩이는 사진 붙여놨다가, 가위 눌리고, 귓가에 여러명이 말하는 것 같은 환청 듣고, 식은 땀 흘리면서 날밤 샌 적이 있어서..
다 떼어 냄.
고민고민하다가, 몇일 전부터 멍 때리는 시간에 생각하곤 했던 '시에 착안한 팬질'을 떠올렸다.
그게 뭐냐면.. 예쁜 시한테 미안한데, 시의 '낯설게 하기'를 팬질에 적용하는 거다.
왜 내가 이렇게 까지 하냐면, 애들이 컴백을 안 하니까.... 마마 너의세상으로 투문 히스토리 머신 왓이즈럽의
인트로 버전, 일렉 버전, 티저 버전, 코러스 버전 다 듣고 있는데, 이제 더는 처음 같지가 않아서.
지식백과에 의하면 낯설게 하기란,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로서 하나의 문학적 장치에 한정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오히려 문학이나 예술 일반의 기법과 관련된 용어로 보는 편이 더 옳다.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의 지각은 보통 자동적이며 습관화된 틀 속에 갇혀 있다. 특히 일상적 언어의 세계는 이런 자동화에 의해 애초의 신선함을 잃은 상태이며 자연히 일탈된 언어의 세계인 문학 언어와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지각의 자동화 속에서 영위되는 우리의 일상적 삶과 사물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채 퇴색하는데, 예술은 바로 이러한 자동화된 일상적 인식의 틀을 깨고 낯설게 하여 사물에게 본래의 모습을 찾아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낯설게 하기란 그런 점에서 오히려 형식을 난해하게 하고 지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장시킴으로써 한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양식인 셈이다.
이런 걸 머릿속에 계속 처박고 있다가, 몇일 전 미역드립이 나온 거. 백현이 손더러 미역이네 뭐네 gr 했떤 거다.
순진하게 백현이라고 검색해서 내 블로그에 불시착한 몇몇 팬분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백현이 손더러 미역이라니.. 그냥 나가 디져야지.
암튼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긴 낯설게 하기랑은 상관 없고, 시집을 내 머릿속 아이템 창고에서 겟. 현실 소환.
시인에게 죄를 짓는 죄책감 어린 마음을 베이스에 깔고 시작한, 시집의 엑소 사진앨범화 작업.
난 이렇게 엑소 사진을 감상하곤 ㅎ ㅐ...
시와 함께 하는 엑소.. 시 한 편에 엑소 하ㄴ ㅏ..
쪽수를 기억하면 몇 쪽에 어떤 사진 어떤 시가 있는 지 알 수 있다는 거.
잘생김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사진을 감상하노라면, 시는 노래가 되어서 마치 비쥐엠처럼 깔리는 효과가 있다는 거.
장난 아니고 진짜지짜 저렇게 했다는 거 ㅜ
장장 세 권에 저 짓을 했다는 거...
미친.. 누구한테 미안한지 모를 정도로 다 미안하다.
내가 이런 애여서 세상에 자잘한 민폐를 많이 끼치는 것 같다.
엑소가 컴백만 하면 이런 증상은 단 번에 나을테니까. ㅇㅇ. 컴백!!! 컴백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