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깥세계
글썽
2019. 2. 13. 22:42
평일 8시 공연 보러 가는 길.
퇴근하고 잠실까지 꾸역꾸역 가면 7시 20분 쯤 된다. 푸지게 먹으면 집중도 안 되고, 배에서 소리 날까봐 (세상에 내 배에서 그래 큰 소리가 나는 줄 뮤지컬 보면서 처음 알음) 잠실역 스낵바에서 와플 한 조각이나 핫바 한 꼬챙이 와암냠 해치운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해 이토록 뻔질나게 들락거릴 줄 몰랐던 샤롯데씨어터 전경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져. 샤롯데에서 숙식해결하는 왕초느낌으루다가 주섬주섬 꺼낸 비닐에 패딩 접어 넣고, 좌석 아래 수납한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면 내 앞에 펼쳐진 시야를 가늠해보고, 무대 위 철망과 바닥에 깔린 카펫의 패턴 따위로 망원경 초점을 조절한다.
최애 사탕 리콜라 슈가프리 레몬맛을 꺼내먹으면서, 내 무릎 위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가랑이를 방치한다. 좌석 앞뒤공간 쫍아 터져, 난 이제 사람들 지나다니기 수월하게 몸을 일으켜세울 배려와 여유를 잃었다. 알아서들 내 무릎 잘 타넘고 다녀. 불편함은 딱 그 정도야. 별 나쁘지 않지. 꿀자리는 꿀빨면서 잘 보고, 후지면 후진대로 잘 본당. 1층과 2층의 차이점, 1층은 공간 압박이 덜한 반면 단차가 완만해서 앞열에 평균 신장의 남성 두어분 쭈르르 앉으면 통곡의 벽이 완성된다는 점. 2층은 시공간이 쭈그러들도록 압축적이지만 앞에 개념리스 수구리만 안 걸리면 시야가 트여있다는 점.
큰 불만은 없다. 최근에 엘아센에 가봤단 말이야. 예전 더라키 관극할 땐 극싸랑 2층 안 가봐서 몰랐다. 극싸>극한의 사이드. 2층>음향의 무덤. 마틸다 자첫 2층에서 봤는데, 웅엥웅거리는 대사와 엥웅엥거리는 넘버를 저명한 추리소설가 코난도일에 빙의된 채 감상해서 창의력이 부쩍 성장했다. 자둘은 자리 다 팔리고 시야제한석만 있어서 그거라도 잡아서 갔거든. 글자만으로 실감을 못했는데 정말…너무나... 시, 야, 제, 한, 석이었다. 너의 시야는 지금 이 시간부로 철저히 제한된다. 심지어 무대방향 대각선에 앉은 어린이친구도 아니고 어른이친구 빵모자 썼더라. 그 사람까지 포함해서 시야제한석이었던 거지? 내가 짐승이었다면 앞발로 빵모자 쳐버렸을텐데, 빵모자랑 헤어가 완벽하게 결합한 것으로 판단되어 참았다. 그때부터였을까, 내 일말의 인간성은 완전히 소진되어 빵모자만 보면 개처럼 짖을 것 같아. 큐티뽀짝 트런치불 교장쌤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피곤함을 참고 간 거였는데 ㅜㅜ 힝.
내일은 샤롯데 1층 세상의 끝, 20열 벽자리에 도전한다. 내 도전이 이 자리를 돈 주고 가야되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길 바라...☆
+
지금 시간 오전 8시 3분. 경기도에서 서울로 회사다니는 나는 7시에 집을 나서서 8시쯤 회사에 도착한 다음 8시 45분까지 카페에서 덕질하다가 8시 50분에 리얼 출근한다.
오늘은 홍지킬 열여섯번째로 보는 날이얌. 결국 남은 회차 중에 마티네 빼고 다 가네. 이제 난 자신을 미쳤다고 여기는 자의식과잉을 버리기로 했다. 나난 미치지 않았어. 모든 게 정상. 기대 이상의 발전, 자아유우우우우우!! 막을 수 없는 넘치는 힘. 알 수 없어. 살아있다! 이건 내 문제가 아니야. 미친 건 오히려 배우님이 아닌가ㅜㅜ 보면 볼수록 갈증나게 안달나게 한다. 극장 공기를 므아아아아아 뒤흔드는 소리가 sf적으루다가 만화책에서 소설책에서 나오는 비현실처럼 느껴지는걸. 3월 10일 막공이어서 너무 슬픈데, 한편으로 다행이야. 도무지 발바닥이 현실의 땅에 닿지 않는 느낌이 환상적이고 또한 두렵다. 정신적으로는 무척 고양되어 있으나, 체력이 고갈되고 있더ㅜㅜ 얼마전부터는 영양제 한 움큼씩 먹으면서 버팀ㅋㅋㅋㅋㅋ 누구나 그렇듯 나도 생각이라는 걸 하니까, 종종 자신의 상태를 한 발짝 떨어져 점검해본다. 나는 분명히 탐닉하고 집착해. 다만 대상에게 집착하는가, 대상을 탐닉하는 자신에게 집착하는가. 모호하다.
집착한다고 해서 앞뒤 안 가리고 민폐끼치는 행동은 해본 적 없떠. 타인의 삶에 침투하는 실체적 행동을 시러해. 이 암묵적인 규칙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다소 결벽적이어서 엑소친구들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들렸다는 맛집? 그런 별 것도 아닌 장소조차 부담스러워서 못 가. 어쩌면 마케팅 대상에 나 자신이 포함되어 있고, 팬활동에 허용된 공간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상관없고 나 아니어도 장사 잘 되니깐요. 내 머릿속에 구축된 세계를 방해받고 싶지 않다. 오바쌈바인 거 알아. 예전엔 안 그랬는데 최근에 와서는 팬싸인회조차 별로 가고 싶지가 않다ㅋㅋㅋㅋ( 팬싸 타이밍에 앨범 수십장 샀으나, 결국 응모 안 하고 포카만 뽑아서 교환하구 놀았떠) 무대 전후 출퇴근길도 당연히 못 가. 나는 관객이자 소비자이며 무대 위 퍼포먼스 또는 컨텐츠와 캐릭터를 탐닉하는 사람이고 싶어. 대상에게 나라는 생명체를 인식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제로다. 000
언젠가도 쓴 적 있는데, 나는 먼지처럼 팬질하고 싶다. 먼지가 되어 떠돌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다. 블로그에 쓰는 글에서는 다소 방만하게 팬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규칙에 얽매인다. 이러다보니 같은 팬여러분과 소통이 어렵다. 흥미를 벗어난 주제를 듣고 맞장구 치는 것도 힘들고, 글로 쓰면 만족스러운데 말로 하면 개소름끼치는 내 세계를 보여주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 그래서 뭐 이렇게 된 거지. 덕질은 마이웨이 아입니까? 맞습니데이.
예전에 너무나 공감되어서 필사해본 시의 구절이 있어. 일부 발췌했지만, 시 전체가 내 마음을 대변한다.
퇴근하고 잠실까지 꾸역꾸역 가면 7시 20분 쯤 된다. 푸지게 먹으면 집중도 안 되고, 배에서 소리 날까봐 (세상에 내 배에서 그래 큰 소리가 나는 줄 뮤지컬 보면서 처음 알음) 잠실역 스낵바에서 와플 한 조각이나 핫바 한 꼬챙이 와암냠 해치운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해 이토록 뻔질나게 들락거릴 줄 몰랐던 샤롯데씨어터 전경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져. 샤롯데에서 숙식해결하는 왕초느낌으루다가 주섬주섬 꺼낸 비닐에 패딩 접어 넣고, 좌석 아래 수납한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면 내 앞에 펼쳐진 시야를 가늠해보고, 무대 위 철망과 바닥에 깔린 카펫의 패턴 따위로 망원경 초점을 조절한다.
최애 사탕 리콜라 슈가프리 레몬맛을 꺼내먹으면서, 내 무릎 위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가랑이를 방치한다. 좌석 앞뒤공간 쫍아 터져, 난 이제 사람들 지나다니기 수월하게 몸을 일으켜세울 배려와 여유를 잃었다. 알아서들 내 무릎 잘 타넘고 다녀. 불편함은 딱 그 정도야. 별 나쁘지 않지. 꿀자리는 꿀빨면서 잘 보고, 후지면 후진대로 잘 본당. 1층과 2층의 차이점, 1층은 공간 압박이 덜한 반면 단차가 완만해서 앞열에 평균 신장의 남성 두어분 쭈르르 앉으면 통곡의 벽이 완성된다는 점. 2층은 시공간이 쭈그러들도록 압축적이지만 앞에 개념리스 수구리만 안 걸리면 시야가 트여있다는 점.
큰 불만은 없다. 최근에 엘아센에 가봤단 말이야. 예전 더라키 관극할 땐 극싸랑 2층 안 가봐서 몰랐다. 극싸>극한의 사이드. 2층>음향의 무덤. 마틸다 자첫 2층에서 봤는데, 웅엥웅거리는 대사와 엥웅엥거리는 넘버를 저명한 추리소설가 코난도일에 빙의된 채 감상해서 창의력이 부쩍 성장했다. 자둘은 자리 다 팔리고 시야제한석만 있어서 그거라도 잡아서 갔거든. 글자만으로 실감을 못했는데 정말…너무나... 시, 야, 제, 한, 석이었다. 너의 시야는 지금 이 시간부로 철저히 제한된다. 심지어 무대방향 대각선에 앉은 어린이친구도 아니고 어른이친구 빵모자 썼더라. 그 사람까지 포함해서 시야제한석이었던 거지? 내가 짐승이었다면 앞발로 빵모자 쳐버렸을텐데, 빵모자랑 헤어가 완벽하게 결합한 것으로 판단되어 참았다. 그때부터였을까, 내 일말의 인간성은 완전히 소진되어 빵모자만 보면 개처럼 짖을 것 같아. 큐티뽀짝 트런치불 교장쌤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피곤함을 참고 간 거였는데 ㅜㅜ 힝.
내일은 샤롯데 1층 세상의 끝, 20열 벽자리에 도전한다. 내 도전이 이 자리를 돈 주고 가야되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길 바라...☆
+
지금 시간 오전 8시 3분. 경기도에서 서울로 회사다니는 나는 7시에 집을 나서서 8시쯤 회사에 도착한 다음 8시 45분까지 카페에서 덕질하다가 8시 50분에 리얼 출근한다.
오늘은 홍지킬 열여섯번째로 보는 날이얌. 결국 남은 회차 중에 마티네 빼고 다 가네. 이제 난 자신을 미쳤다고 여기는 자의식과잉을 버리기로 했다. 나난 미치지 않았어. 모든 게 정상. 기대 이상의 발전, 자아유우우우우우!! 막을 수 없는 넘치는 힘. 알 수 없어. 살아있다! 이건 내 문제가 아니야. 미친 건 오히려 배우님이 아닌가ㅜㅜ 보면 볼수록 갈증나게 안달나게 한다. 극장 공기를 므아아아아아 뒤흔드는 소리가 sf적으루다가 만화책에서 소설책에서 나오는 비현실처럼 느껴지는걸. 3월 10일 막공이어서 너무 슬픈데, 한편으로 다행이야. 도무지 발바닥이 현실의 땅에 닿지 않는 느낌이 환상적이고 또한 두렵다. 정신적으로는 무척 고양되어 있으나, 체력이 고갈되고 있더ㅜㅜ 얼마전부터는 영양제 한 움큼씩 먹으면서 버팀ㅋㅋㅋㅋㅋ 누구나 그렇듯 나도 생각이라는 걸 하니까, 종종 자신의 상태를 한 발짝 떨어져 점검해본다. 나는 분명히 탐닉하고 집착해. 다만 대상에게 집착하는가, 대상을 탐닉하는 자신에게 집착하는가. 모호하다.
집착한다고 해서 앞뒤 안 가리고 민폐끼치는 행동은 해본 적 없떠. 타인의 삶에 침투하는 실체적 행동을 시러해. 이 암묵적인 규칙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다소 결벽적이어서 엑소친구들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들렸다는 맛집? 그런 별 것도 아닌 장소조차 부담스러워서 못 가. 어쩌면 마케팅 대상에 나 자신이 포함되어 있고, 팬활동에 허용된 공간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상관없고 나 아니어도 장사 잘 되니깐요. 내 머릿속에 구축된 세계를 방해받고 싶지 않다. 오바쌈바인 거 알아. 예전엔 안 그랬는데 최근에 와서는 팬싸인회조차 별로 가고 싶지가 않다ㅋㅋㅋㅋ( 팬싸 타이밍에 앨범 수십장 샀으나, 결국 응모 안 하고 포카만 뽑아서 교환하구 놀았떠) 무대 전후 출퇴근길도 당연히 못 가. 나는 관객이자 소비자이며 무대 위 퍼포먼스 또는 컨텐츠와 캐릭터를 탐닉하는 사람이고 싶어. 대상에게 나라는 생명체를 인식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제로다. 000
언젠가도 쓴 적 있는데, 나는 먼지처럼 팬질하고 싶다. 먼지가 되어 떠돌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다. 블로그에 쓰는 글에서는 다소 방만하게 팬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규칙에 얽매인다. 이러다보니 같은 팬여러분과 소통이 어렵다. 흥미를 벗어난 주제를 듣고 맞장구 치는 것도 힘들고, 글로 쓰면 만족스러운데 말로 하면 개소름끼치는 내 세계를 보여주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 그래서 뭐 이렇게 된 거지. 덕질은 마이웨이 아입니까? 맞습니데이.
예전에 너무나 공감되어서 필사해본 시의 구절이 있어. 일부 발췌했지만, 시 전체가 내 마음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