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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IS KAI

글썽 2019. 1. 6. 19:23


모픽 영상회 보고 왔다. 춤추는 종인이를 커다랗게 보면 행복해질줄은 알았지만, 정말 행복하네. 눈은 춤추는 종인이를 좇으며, 마음은 어지럽게 꼬인 줄을 정리하며. 예상보다 의미있는 100분이었다. 마지막 찰나에 흘러간 문장이 기억에 남아. 카이 이즈 카이. 카이는 카이. 종인이는 종인이. 뭔 말이 필요하겠어. 김종인. 일련의 상황들 덕분에 불가피하게도 많이 배웠어. 심성이 되먹지 못한 나는 누구에게 특정 주제에 대해 가르침 당하는 걸 저엉말 싫어한다. 인생, 윤리, 종교, 가치 등을 나한테 가르쳐줄라 하면 온 마음이 뒤틀리며, 거부감에 몸서리가 쳐져. 그러나 생각하는 동물로 태어나 살면서 배울 건 배워야할 것이 아닌가. 자 따라해보세요. 카이는, 너의, 예쁜, 악세사리가, 아니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를 사랑하려면 배워야하네. 그 양질의 무대를 내 마음 속 별처럼 담으려면 배워야지. 현명하고 사려깊은 사람들은 일찍이 그 사실을 알아서 사랑, 사랑을 일컫는 아름다운 말로 그를 보듬는다. 어리석은 나는 그 예쁜 문장들을 비뚜름하게 보며 생각했다. 아무 잘못 없지, 오히려 참담하고 불쌍할 지경이지. 근데 새해 첫날부터 신경줄을 탁 튕기는 tmi로 처맞고 어떠케 바로 사랑을 말하나. 다들 천사다. 솔직히 위선이라고까지 생각했으나, 뭐 내가 틀렸어. 난 잘 틀려. 나 또한. 그를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그 무대의 유려함,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사람을 보고 거짓말 할 수 있나. 진짜 자신 없어. 천사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즐거이 무대 위에서 춤추는 김종인. 오, 마이 카이. 영상회에서 모든 영상을 보지는 않았다. 뜨문뜨문 딴생각을 했다. 진짜 어쩔 수 없다는 생각. 정신차리면 내 눈앞에 반짝반짝 춤추는 종인이를 보면서, 와우와 틈틈이 감탄해가며, 정해진 답을 되새겼다. 눈부시다. 찬란하네. 행복하게 해주는구나. 너는 비싼값을 치렀건만, 나는 값싸게도 쉽게도 행복하구나. 좋아, 그럼 그 행복을 사지 않을 수 없지.

종인이는 종인이. 카이는 카이. KAI IS K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