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썽 2018. 10. 24. 08:15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본다. 너무 뜨거운, 너무 차가운 온도를 품은 눈과 마주한다. 희로애락이 말소되어 차고 공평한 잣대로 나를 판단해줄 신의 사도처럼 이쪽을 본다. 가파르게 솟은 눈썹과 흐트러진 초점. 그는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불신자는 세상 모든 죄를 끌어 담는 눈과 내면으로 침잠해 신벌을 두고 고뇌하는 눈 앞에서 못 박힌다. 기다려. 내가 정의로운 판단을 내릴 때까지. 딴 사람들이 본인 아이돌 천재라고 하는 거 평소에도 공감하는 바였지만, 김종인은 진짜 천재지. 내새끼우래기 잘한다잘한다 식으로도 천재, 오 신이시여 불신자에게 어찌 카이를 내리셨나이까, 식으로도 대천재 김종인.

사랑하는 보물아가. 너는 내 속된 마음 속에서 크고 무거워. 빠르고 많아. 너를 볼 수밖에 없는 시간이 다가온다. 무대 위 카이, 사진 속 너. 익숙한 것을 사랑하고, 낯선 것에 매혹되는 나에게 틀에 박은 듯 딱 맞아. 너무 익숙하고 때때로 낯선 보물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