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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진짜 멋있던데

글썽 2018. 9. 15. 17:24

어느 날 새벽 4시에 눈이 반짝 떠졌는데, zkdlin 인스타 알람이 떠있네. 잘생긴 사진 올렸나? 확인하니깐 종인이가 신들린마냥 춤을 춰. 쫌 더 자야 사람답게 깨어날 수 있었지만, 그런 걸(?) 본 이상 잘 수 없었다.


물꼬기 타임인가? 사지에 뻗친 힘을 예리하게 조각하는 신기한 인간을 얼마간 봤다.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거는 분명 머리가 똑똑한 거야. 뇌에서 시작되는 일렉트릭 시그널을 손끝 발끝으로 전하는 뉴런의 이동성이 세상 활발해서 저래 명쾌하게 움직이는거 아니가. 그리고 카이팬여러분의 뇌리에 스치는 한 마디. 그런 거 못해서 안 하는 거 아니니까. 자연히 따라오는 슬로건, 카이는 신이다. 신격화는 별로지만 카이는 신이고, 불신자도 인정하는 완성도 높은 메타포로써의 신. 신이다. 신이얌.

얼마전에 giriboy91님이 인스타라이브 하면서 종인이 칭찬했자나. 근래 가장 마음에 드는 카이 칭찬이었다. ‘그 사람 진짜 멋있던데. 그 사람 진짜 멋있던데.’ 채팅창의 giriboy 팬여러분은 엥? 엑소요..? 갑분카에 어리둥절한 눈치였지만, 그 어눌한 투의 ‘그 사람 진짜 멋있던데x2’ 는 듣는 카이팬의 마음을 뿌듯~하게 적셨다. 음 기리보이님의 말이 옳아요. 그 사람 진짜 멋있죠. 백마디 신기한 단어로 꾸민 칭찬보다 새롭다. 어느 땐 잘하는 종인이에 익숙해진 때 탄 마음을 벗고, 아무런 편견없이 새롭게 충격받고 싶다. 미지의 세계에서 온 아주 낯선 관점으로, 화려한 단어는 하나또 쓰지 않고 단지 깜짝 놀라는 거지. 어머. 저 사람 멋있다. 그런 점에서 기리보이님의 순수한 칭찬은 도움이 되었어. 낯선 관점을 간접 체험하는 짜릿함이 있었다.


어머 저 사람 멋있다. 라고 한 다음 순간부터 디테일한 칭찬을 덧붙이고 싶어 안달난 내 마음은 겸손을 모르고 다음 스텝을 밟겠지. 저 사람 마치 바다에서 온 물꼬기처럼 힘차게 움직이는데, 멋있넹. 사지에 뻗친 힘을 예리하게 조각하는 일렉트릭 뉴런이 어뗘고 저뗘고 신이고 잘났고. 난 물들었어. 고칠 수 없을만큼 길들여졌다. 나쁘지 않다. 물들고 길들여진다는 표현도 마음에 드니까. 


빛나는 재능을 보는 게 재밌다. 어둠에 잠긴 노력의 결과를 보는 건 행복해. 엑소가 데뷔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이 두 가지를 만끽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 엑소친구들. 지금 엑소친구들, 하고 부르면 여러 장면들이 생각난다. 세자저하, 그윈플렌, 춤추는 김카이. 새카만 밤에 쏟아지는 별세계. 엑소 컴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