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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주년!

글썽 2016. 4. 8. 20:49
 

 


오랜만에 틀어 보는 2012 케이 아가들.


120408, 130408, 140408, 150408, 160408, 별로 길지도 않은 4년이었어.
수많은 아이디 패스워드를 거친 0408은 내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숫자인데 진짜진짜 0408은 이 밤이 꼬박 지나야 겨우 다섯 개야.
아직 그거 밖에 없다니. 너무 몰입해서 그른가, 찰나의 시간에 수많은 일들이 소나기처럼 내린 것 같다. 만날 지루하다고 엄살 피면서,
또 한 개의 0408을 얻을 무렵에 다시 생각해보면 안 지루했어. 재밌었어. 지루할만 하면 신나게 해주고, 짜증날만 하면 행복하게 해주는 식이야.
얼추 예상대로 가면서도, 갑자기 뱅글 돌고, 우당탕 비탈길을 내려가다가, 직선거리로 정상을 향한다.
거기 타고 있는 사람은 멀미 나서 토하거나, 혹은 창밖에 펼쳐지는 변화무쌍함에 반하거나.
좋아하는 친구들은 내 마음에 맞는 모양으로 찰싹 붙는다. 찹쌀떡인지. 내 아이돌은 찹쌀떠기였어.
내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건, 와서 찰싹 붙어. 달고, 몰랑몰랑하고, 끈기가 있어서 잘 붙는다.
달고, 몰랑몰랑하고, 잘 붙던 찹쌀떠기를 너무 많이 사랑하게 되었어.
내 사랑 쌀떠기를 위해서 물도 자작하게 뿌려주고, 찰기를 잃지 않게 팡팡 뚜드려 주다보니 4년 곰방 지났다.
0408 한 개나 두 개일 때는 나 너무 순정파 캬 하면서 입순정이나 떨던 애였는데. 이제 그러기엔 맘이 시렵다.
오와 나 겁나 순정파 캬, 하면 눈에는 물이 쪼로록 나올듯. 흑

엑소, 엑소 친구들. 아직 알고 싶은 게 많고, 그 풍경에서 가져가고 싶은 게 많다.
어느 만화나 소설 속 뇌만 남은 최종 진화 인간처럼, 욕심으로만 이루어진 인간인지.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면 볼수록 탐나.
색색깔의 찹쌀떠기들. 사랑하는 찹쌀떠기들. 앞으로 미안할 일은 안 만들어야지. 쪼꼬맣게 팬질해야지. 팬질 최종 목표는 작다가작다가 빛먼지로 팡 사라지는 거야.
그러면 짝은 나를 둘러싼 세계가 더 크고 굉장해지겠지. 이제 그런 게 좋다. 어떤 말로 바꿔 해도, 엑소 사랑한다는 뜻이야. 4주년 축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