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진짜 길다 길어
며칠 아퍼서 골골거리고 나니깐, 겨울이 지겨워졌다. 지겨워 지긋지긋해! 사람들이 컬럭컬럭거리고 나도 쿨럭거리고, 세계가 다 같이 늙어가는 것 같다고.
버스 타면 사람들이 감기바이러스 섞인 숨을 하도 쉬어서 바깥이 안 보여.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자꾸 목적지 지나쳐서 내리고,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또 지겨운 거 하나 더 있는데, 전기매트. 전기매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수면 비기가 담긴 전설의 매트 아니야? 몸만 눕히면 영혼까지 잠든다. 시간 블랙홀ㄹ이야.
꿈이라도 꾸면 아 내가 자는 동안 그래도 살아는 있었구나, 잠도 내 삶의 일부구나, 할텐데. 아침에 눈 번떡 뜨면 '앗씨 내 밤시간 또 날라갔어 사라졌어' 원통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건 덕질팬질에 좋지 않다. 매트에만 누우면 이런저런 얘기 포스팅할까 말까가 말까 말까가 되어서 영혼 자동 블랙홀 행이야.
규칙적이고 질 좋은 수면이 건강에 좋다면, 안 아파야지! 왜 아파!! ㅠㅠ 이건 그냥 겨울이 너무 길어서 생긴 문제야. 너무 길어. 지겨워.
뭐든 너무 길게 가져가면 지겹다. 팬질 빼고. 눈 펑펑 나리다가 이제 그쳤어. 저녁 다 되어서야 파랗다. 그리고 방금 사이에 빨개졌어. 또 어두워질려 그러지.
영혼 블랙홀 매트에 기어들어갈 시간이 머잖았다는 거. 빨리 빨리 포스팅해야해. 매트에 빨려들어가 버린다!
며칠 전에 주섬주섬 주워다 논 깐찬안깐열 선생님이나 보자. 깐찬은 머싰구, 안깐열은 귀여웡.
자다가(내가 잠만 자는 게 아니라, 겨울이 너무 길어서 그렇다니까) 열스타 알람와서 보고서야 밖에 눈 내리는 줄 알았어. 또 눈 와?
영상만 띡 봤을 땐, 얜 참 아직까지 눈 오는 게 신날까. 눈이라니 지긋지긋해버려... 재차 잠을 청하려 했는데, 깔린 음악에서 깐찬의 까리함이 날카롭게 전해져와서 잠 깸.
어머 무야아아 열이 오빠가 만든 노래야? 눈이 빤짝빤짜해져서 바로 굴러내려와 컴퓨터 켰쟈나.
너는 지금 하고 있을까, 내 생각을. 나보다 더 잘난 늑대가 널 노리진 않을까
왜 그리 조용할까 네 소식은, 도대체 왜 왜왜 <- 가사 이거 맞나? 꺄악 가사 큐티까리하다. 엑쏘 친구들은 만날 하나만 하는 법이 없어요. 꼭 두 개 해. 큐티만 하는 법이 없고 까리하다.
내가 또 궁금해하는 거 되게 좋아하는데, 가사에 궁금해 궁금해 나 정말 궁금해 이러니깐, 설레자나 ㅠㅠㅠ 완곡 줘 ㅠㅠㅠ 완곡 줘 열아 ㅠㅠ 완곡
궁금해하는 거 쫌 섹시하다. 전에 말했떤 것 같은데, 머신에서 '꼭 알아내겠어' 이 가사 입에 담을 때마다 심장 뛴다고,
같은 맥락으로 깐찬안깐열 선샌님께서 그런 온도로, 그런 목소리로 자꼬만 궁금하다고 하면, 겨울이 너무 지겨워서 잠만 오는 내 마음에 시동 걸리는 느낌이지ㅠㅠㅠ떨려ㅜㅜ
이번 겨울 언젠가 찬열이 영상회 갔다 오는 길에 폰 메모장에다 찬도 하고, 열도 하는 찬열이. 라고 적어논 게 기억난다. 지금 메모 찾았눈데 제목이 왜 사자와 고양이인지는 모르겠다.
난 도통 자신을 모르겠따니까. 메모 내용 졸라 웃껴ㅋㅋㅋㅋㅋ 다 옮기긴 쪽팔리고, 머라고 해놨냐면,
열이 입력장치 아니냐고, 초현실적인 흡입력으로 입력당하는 것 같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출력장치인 것 같다고, 함성 입력하면 예쁜짓 엄청 출력한다거 ㅋㅋㅋㅋㅋㅋ
지금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영상회에서 되게 좋은 거 틀어줬나보네 ㅋㅋㅋㅋㅋ 어렴풋하게 얼빡샷이 대단했던 게 기억나는데, 그걸 극장 스크린에다 틀어주니까 애가 정신을 못차리지.
왼쪽 눈이 먼저 감기는 게 섹시하대.(왼쪽 눈을 먼저 감았나부다) 눈동자 움직임이 붙잡아서 꽁꽁 엮어버리는 것 같대.(그랬나부다)
열이 오빠가 맨든 큐티까리 궁금증 노래를 들으니깐, 겨우내 열이한테 뿅뿅 반했던 게 생각이 나고 그렇다. 노래 속에 뿅뿅거리는 소리가 나서 그런가, 귀에 자꾸 맴돌아.
완곡 줘 ㅠㅠㅠㅠㅠㅠㅠ완고 ㄱ주세여 열이 오빠ㅠㅠㅠㅠ 창작 활동하는 찬열이는 열이오빠, 큐티까리하면 깐찬안깐열 선생님, 그냥 좋으면 그냥 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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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지짜 기엽따. 궁금해 궁금해 하는 노래 제목이 진짜 궁금해라니. 제목 짓는 방식이 청순해서 마음에 들어.